Espresso coffee: professional techniques

비바체의 사장 데이비드 쇼머의 에스프레소에 대한 고찰을 다룬 책이다.

에스프레소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다룬 책인데, 오랜 기간동안 가설검증의 단계를 거쳐 최적의 에스프레소를 뽑는 방법을 기술하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카페를 오래 전부터 운영하시다보니 지금은 널리 알려진 지식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재밌게 읽는 바이블정도로 접근하면 좋을듯 하다.

저자가 짚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변인통제이다.
사용하는 커피의 양과 탬핑 정도, 머신 상태 등은 반드시 고정되어있어야 하고
오로지 원두의 분쇄상태만을 바꾸어가며 추출정도를 컨트롤해야 한다.

하지만 분쇄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지금 사용중인 WD-17같은 경우에도 챔버 안에 갈린 커피들이 잔존한다.
또한 연속 사용시 발생하는 열기나, 원두의 상태. 원두의 종류, 원두의 로스팅 정도 등에 따라서도 분쇄도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래서 저자는 원두를 손님에게 서비스하기 전에 프리테스트를 반드시 해야한다고 하는데, 그 당시와는 다르게 요즘엔 프리테스트를 안하고 손님에게 커피가 나가야한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있는 생각이라 본다.
나는 분쇄도만을 변수로 두기에는 분쇄도 자체가 가지는 영역이 너무 넓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가지 문제는, 저자가 로스팅에 참여를 하지 않다보니 생두에 따른 분석이 별로 기술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언급하기를 북부 이탈리아식 로스팅, 즉 2차팝 전의 시티 후반정도 로스팅이 에스프레소에 가장 이상적인 로스팅이라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저자가 말했듯이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기술에는 정답이 있어도, 서빙되는 에스프레소 자체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므로 어떤 원두가 사용되느냐에도 정답이 없는 것이다.
커피라는건 그래봤자 기호품이니까

그런 관점에서 봤을때는 볶음 정도에 따른 경험적 사례나 추출 방법 등을 언급하지 않는게 아쉽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저자는 분쇄도를 변수로 두고 다른 요인들을 통제했지만, 정작 원두의 산지라는 중요한 요소를 통제하지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납적인 방법으로 최적의 에스프레소 추출방법을 찾아내었고, 그러한 과정을 알기 쉽게 기술한 점에서 이 책과 저자에게는 아주 높은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간만에 괜찮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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