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카페를 쓴지 5년 가까이 되어간다.
제네카페를 쓰며 생긴 가장 큰 불만은 데이터 로깅이 안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제네카페의 온도측정은 로스팅챔버가 아닌 송풍구에서 이루어지기에 실제 생두 온도대비 갭도 큰 편이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불만이 있었고 여러 가지 시도도 있었긴 했다.
어떻게든 로스팅챔버 안에 온도계를 넣은 사람도 있었고 로스팅챔버 바깥 유리에 무선 온도측정기를 단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온도계의 회전이나 고열로 인한 장치 고장이 문제가 되고 후자의 경우 측정 정확도와 민감도가 문제가 된다.
특히 무선 온도측정기의 경우 오븐용으로 나온게 대부분이기에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버튼을 눌러주어야한다.
제네카페에 사용하기에는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결국 로스터에 변형을 주지 않으며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로스팅챔버 바깥에서 안쪽을 측정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텐데, 그 결과 자연스레 적외선 온도측정기에 눈을 돌리게 된다.
다만 이 경우 로스팅챔버 회전 시 플라스틱부가 센서를 주기적으로 가린다는 점, 생두가 한 위치에서만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 빛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로스팅 과정을 여러 번 관찰한 끝에 어느 정도 이상의 생두를 투입하는 경우 생두는 항상 챔버 중앙을 끊임없이 지난다는 점을 확인했고, 챔버의 RPM도 7~8수준밖에 되지 않음을 파악했다.
다시 말해 챔버 중앙에서 LED등을 상시 비춰 적외선 온도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면 챔버 내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챔버의 플라스틱부가 회전할 때마다 센서를 가리는 문제는 저RPM에서 동일한 패턴으로 발생하는 문제로 실시간 신호처리(LPF)를 통해 상쇄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쇄된 부분은 보간을 해줘야 할 텐데 선형보간으로도 괜찮으면 그대로 때워볼 생각이다.
이제 파일럿 테스트가 필요하다.
파일럿 테스트를 위해 선정된 적외선 온도센서는 GY-906이다.
GY-906은 스펙시트상 최대 380도까지를 측정할 수 있고 1초에 최대 4번 정도(250ms) 수집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샘플링레이트가 더 높으면 좋겠으나 GY-906도 대략 만오천원씩이나 하는 나름 고가의 센서이다.
파일럿 테스트 단계에서 더 사치를 부리기는 어렵다.
파일럿 테스트를 위한 장비로 라즈베리파이를 사용한다.
대강 구상하고 있는 시스템 형태는
- 터치스크린이 달린 라즈베리파이에서 GY-906으로 생두 표면온도를 측정하고
- 터치스크린을 통해 아티산을 운영하며
- 데이터 수집 결과(혹은 아티산 프로파일)를 내 서버로 무선 전송하는 것이다.
다행히 2와 3은 쉽다.
문제는 적외선 온도센서와 신호처리를 통해 챔버 내부의 생두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측정 값을 실시간으로 신호처리하여 아티산 프로그램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강 보기에는 둘 다 가능해 보이는데 시간이 꽤나 필요할 듯 하다.
우선 파일럿 테스트를 위한 시스템 설계부터 시작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