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베트남] 1. 첫째날 – 하노이

여행의 기억을 담아두기 위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고 여행을 가시면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습니다.

계획없이 부랴부랴 가방만 싸서 새벽에 공항으로 나섰다.
5:00에 소사역에서 출발하는 첫 리무진버스를 타고
아이패드에 하노이 지도를 우겨넣으며
그렇게 한국을 떴다.

베트남에 도착해서 환전을 하고 유심을 샀다.
환전 시세는 대략 100USD에 2,300,000VND정도
유심은 인터넷 8GB에 200,000VND, 4GB+음성60분에 250,000VND 됐던거같다.
혹시 모를 일 때문에 나는 음성되는걸로 샀었는데, 기우였다.
50,000VND면 커피 두어잔정도 사먹을 수 있으니 다음부턴 돈을 아껴야겠다.

Grab을 타고 호텔로 들어갔다.
276k동(VND)정도 나왔는데, 기사가 멋대로 팁을 가져가서 280k동을 냈다.
사실 별 상관 없어서 그냥 주고 나왔다.

머무른 숙소는 Hanoi Luxury House & Travel.
구시가지의 최북단쯤 있는 조용한 숙소다.
우리가 묵었던 방은 1박에 680k동하는 약간 비싼 방이었다.
데스크가 친절했지만, 따로 커미션받는게 많은지 이것저것 쓸데없는 추천을 많이 해줬다.
대표적으로 Vietnam Daily Tours에서 진행하는 일일투어들과 하롱베이 Sapphire Cruise, 그리고 공항행 개인택시다.

미리 말하자면, 다들 나쁘진 않은데 조금이라도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호텔 안끼고 직접 예약하는게 훨씬 낫다.
베트남 투어는 한명당 40달러치곤 나쁘진 않은 수준이었고
하롱베이 크루즈는 우리가 갔던 UniCharm Cruise가 워낙 괜찮아서 Sapphire Cruise에 눈이 가지 않았다.
가격도 해봐야 몇만원 차이여서 굳이 바꿀필요 없겠다 싶었다.

그리고 공항행 개인택시.
Grab을 쓰면 팁을 줄 필요가 없지만, 개인택시는 다르다.
300k동이나 받으면서 팁까지 요구하길래 좀 기분이 상했다.
남은 돈을 모두 호텔의 팁박스에 넣어두고왔기에 팁을 안주고 그냥 나왔다.
언젠가 다시 베트남갈 일이 있으면 택시는 무조건 모두 grab으로 잡을 생각이다.

호텔 자체는 나쁘지 않았…
다고 생각하고싶은데, 객관적으론 나빴다.
첫째날 방은 침대 시트 청소를 안해놨고
둘째날 방은 입구 자물쇠가 좀 망가져있었고, 침대 하나는 좀 누워있었더니 지지대가 부러져버려 다른 침대에서 엄마와 같이 자야했다.
그래도 그런것 빼면 전체적으로 좋은 호텔이다.
특히 조식이 괜찮다.
베이컨에그와 빵, 커피, 과일, 과일쥬스 등을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이 빵빵해서 최고

동쑤언 시장을 둘러 반미25에서 첫끼를 하고, 망고스틴을 까먹으며 구시가지를 돌아다녔다.
반미25는 글쎄.. 반미가 맛있긴 한데 그렇다고 또먹고싶진 않은 맛이었다.
망고스틴은 동쑤언 시장에서 1kg에 50k동정도인데, 동쑤언 시장 위쪽의 롱비엔 시장에서 사면 분명히 그돈으로 2kg는 샀겠지 싶다.

동쑤언 시장. 낮에는 잡화, 밤에는 옷/장신구를 주로 파는것같다.
캄보디아의 프놈펜 중앙시장같은 느낌
쫄래쫄래 잘돌아다녔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 서호 – 식물원 – 콩카페 – 하노이 기차길 – 성요셉 성당 – 퍼지아쭈엔 – 분짜닥킴 – 미도스파 코스를 밟았다.
계획없이 간것치곤 엄청 잘 돌아다녔다.

놀랐던건 생각보다 공원 정비가 잘 되어있고, 공원에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밤낮을 불문하고 공원에 사람이 정말 많다.
그리고 개도 많다.
개끼리 싸우는걸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항더우물탱크 뒤의 항더 정원
서호가는 길
북문 교구성당

서호 구경은 생각보다 재밌다.
내기장기하는 아저씨들도 꽤 많다.
한, 중, 일의 장기 방식(장기, 샹치, 쇼기)이 다 다르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베트남 장기는 샹치에 가깝지 않나 싶다.
말들이 큼직큼직하고, 특히 말들의 크기가 모두 똑같았다.
근데 내기하는 아저씨들이 자꾸 우리 눈치를 봐서 자리를 비켜줬다.

서호 앞엔 내기장기하는 아저씨들이 많다
하필 호수 앞에서 돈놀이를 하는것은
돈없으면 호수에 발로 차 떨어트리려고 하는게 아닐까
콩카페, 카파카페와 더불어 정말 흔히 볼수있는 하이랜드 커피
자리를 정말 잘잡았다
그 맞은편엔 롯데리아
수출할게 없어서 이런걸 수출했다
세상에나

주석궁을 가보려했는데 못들어가게 막아놨다.
그대로 한바퀴를 돌아 주석관저 식물원으로 들어갔다.
목이 말라서 식물원 안의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

하노이의 맥주시장은 사이공 스페셜, 바바바(333맥주), 비어 하노이가 장악하고있다.
다 먹어봤는데, 맛이 상당히 괜찮다.
카페서 사마시면 비싸야 30k동(1,500원), 마트에서는 10k동(500원)정도 한다.

주석관저 식물원은 정말
좋았다.
현지인들의 생활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몇백년은 거뜬히 넘긴거같은 연대를 가늠할 수 없는 나무들 투성이라
소소하게 즐길 거리도 있었다.

베트남 맥주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비어 하노이
주인장이 쓸데없이 얼음을 채워줬다
필요없는 과도한 서비스

주민분들을 찍기는 민폐일 것 같아서 풍경만 잔뜩 찍었다
큰 호수가 두 개나 있어 생각보다 넓다

쭉 내려와 콩카페에서 그 유명하다는 카페 쓰어다(맥심커피)를 마시고 무턱대고 걸어가다보니
하노이 기찻길을 만났다.
좁은 기찻질 양옆으로 맥주집들이 널려있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여기서 맥주를 마셔보지 못했다.

ISO 조절을 안하고 막찍었더니 너무 어둡다
아니 그것보단 NX1000은 ISO에 너무 취약해

좀 더 걸어서 성요셉 성당을 구경했다.
사실 성당은 유럽다니면서 너무 많이봐서 감흥은 없었다.
다만 성당을 보면서 파리에 있는 노틀담 대성당 불탄게 생각이 났다.
베트남에서 프랑스를 생각한다.

ISO가 800 위로만 올라가도 이모양
진짜 바꾸든가 해야지

그리고 대망의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백종원이 추천한 퍼 지아 쭈엔과 분짜로 유명한 분짜닥킴
둘 다 비슷한데 있어서 둘 다 먹어봤다.

퍼 지아 쭈엔은 베트남 쌀국수의 정수같은 곳
푹 익은 고기와 살짝 익힌 고기를 섞어 60k동에 판다.
엄마는 여기서 베트남 고추에 꽂혔다.
청양고추의 매운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막 이렇다 할 정도의 굉장한 맛은 아니었지만
이 한그릇으로 충분히 베트남 쌀국수라면 맛이 어때야하는지 알게 됐다.
웨이팅은 있지만, 회전율이 빨라 언제든 가도 괜찮다.
고수를 싫어하던 엄마도 고수를 반드시 넣어먹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알게됐다고 한다.

한국돈으로 3천원정도 하는데, 이 정도 한 그릇은 한국에서 세 배쯤 받아도 된다

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원체 적게먹는지 양이 좀 적었다. (우리 가족이 원체 잘 먹는것도 있고)
그래서 2차로 분짜닥킴을 갔다.
마침 100k동에 스프링롤과 분짜 세트를 판다. (분짜만 주문하면 60k동)
여기서 처음으로 분짜와 만나게 됐다.

물론 위생은 좀 그렇다.
척봐도 재활용할것같은 향채와
먹던 젓가락으로 덜어먹는 공용 마늘/고추그릇 (이건 사실 어딜가나 마찬가지다)
근데 맛있다.
양도 많다.
엄마는 흐엉리엔(오바마분짜)보다도 여기가 더 좋다고 한다.

향채 중에 깻잎처럼 생긴 녀석이 있는데
향이 무척 쎄다.
여기서 엄마와 나는 깻잎 공포증에 걸렸다가
흐엉리엔에 가서야 겨우 나았다.
향채 맛있다.

저 향채가 무려 1인분

동쑤언 시장에서 30k동에 코코넛 한잔하고 들어갔다.

비싸

기대했던것과 달리 엄청 알차게 다녔다.
역시 구글지도가 있으니 다니기가 편하다.
계획같은거 안세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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